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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원씩

월 100만원씩 4명이 일하는데 수익은 0원입니다

월 100만원씩 4명이 일하는데 수익은 0원입니다

월 100만원씩 4명이 일하는데 수익은 0원입니다 오늘의 지출 카페 라떼 4500원. 점심 김밥 4000원. 저녁 치킨 18000원. 오늘 하루 26500원 썼다. 근데 오늘 매출은 0원이다. 어제도 0원. 그제도 0원. 이번 달 내내 0원.25일이 무서운 이유 팀원 4명. 나 빼고. 월급 각각 100만원씩. 총 400만원. 서버비 50만원. AWS 청구서 볼 때마다 심장 쿵. 광고비 100만원. 페이스북, 인스타, 구글. 유저는 늘어야 하니까. 합치면 550만원이 매달 25일에 빠져나간다. 근데 들어오는 돈은 0원이다. 엔젤 투자금 5000만원. 지금 남은 거 2200만원. 계산기 두들겨봤다. 4개월. 4개월 후면 통장이 텅 빈다.팀원들 몰래 하는 계산 민수는 개발. 프론트엔드 다 걔가 한다. 지훈이는 디자인. UI/UX 감각 좋다. 현우는 마케팅. SNS 운영하고 광고 돌린다. 수진이는 영업. 파트너사 미팅 다닌다. 다 나보다 한두 살 어리다. 학교 후배들. "형, 저희 믿어요." 이 말 들을 때마다 가슴이 찢어진다. 얘네들 알바하면 월 150은 벌 텐데. 취업하면 신입이어도 3000은 받는다. 근데 나한테는 100만원. "나중에 성공하면 스톡옵션으로 보상할게." 이 말이 얼마나 무책임한 건지 요즘 매일 생각한다. 새벽 3시에 민수가 커밋 올린 거 보면 눈물 난다. 얘도 잠은 자야 하는데.부모님한테는 말 못 한다 엄마가 어제 전화했다. "요즘 어떠니? 돈은 모아지고 있고?" "네. 잘 되고 있어요." 거짓말이다. 아빠는 공무원이었다. 정년퇴직 2년 남았다. 평생 월급 꼬박꼬박 받으며 사셨다. 그런 아버지한테 "투자금 4개월 후면 바닥입니다" 라고 말할 수가 없다. 작년에 창업한다고 했을 때 아버지 표정 기억난다. "그래. 해봐라. 근데 1년 해보고 안 되면 취업해라." 벌써 1년 6개월 지났다. 안 된 건 아니다. 유저는 2만 명이다. 근데 돈을 못 버는 거다. 이게 더 무섭다. 아예 망한 것도 아니고. MAU 2만의 함정 월간 활성 유저 2만 명. 숫자로 보면 괜찮아 보인다. 투자 미팅 갈 때 이 숫자 말하면 반응 좋다. "오, 견인력은 있네요?" 근데 다음 질문이 칼이다. "수익 모델은요?" "...지금은 유저 확보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언제부터 수익화?" "다음 분기부터 프리미엄 모델 도입 예정입니다." 계획은 있다. 근데 확신은 없다. 무료로 쓰던 사람들이 돈 낼까? 월 9900원짜리 구독권. 누가 살까? 밤마다 이것만 생각한다. 유저 2만 중에 1%만 전환돼도 200명. 200만원이다. 5%면 1000만원. 근데 현실은 0.1%도 안 될 것 같은 불안. 경쟁사를 볼 때마다 비슷한 서비스 하는 곳 3개 안다. 하나는 시리즈 A 받았다. 30억. 하나는 MAU 10만. 우리보다 5배 많다. 하나는 작년에 문 닫았다. 세 번째 거 보면 위로된다. 우린 아직 살아있으니까. 첫 번째 거 보면 자괴감 든다. 우린 왜 못 받았을까. 두 번째 거 보면 조급해진다. 우린 왜 안 늘어날까. 경쟁사 대표 나이 봤다. 32살. 나보다 6살 많다. 경력도 네이버 5년 다녔다. 나는 대학교 4학년 휴학생이다. 투자자들이 날 보는 눈이 느껴진다. "애가 열심히는 하는데..." 열심히는 하는데. 이 말이 제일 무섭다. 동기들 인스타그램 요즘 인스타 잘 안 본다. 보면 흔들려서. 그래도 가끔 본다. 동기 재현이가 삼성 입사했다. 축하 댓글 500개. "연봉 얼마야?" DM 왔는데 답 안 했다. 수지는 공기업 들어갔다. 9급 공무원. "칼퇴 최고" 라는 스토리 올렸다. 나는 칼퇴가 뭔지 모른다. 퇴근 개념 자체가 없다. 민재는 대기업 마케터 됐다. 신입인데 4000 받는다고 들었다. 나는 월급이 없다. 나한테는 월급 줄 사람이 없으니까. 부럽냐고 물으면 솔직히 부럽다. 매달 통장에 돈 꽂히는 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 근데 후회되냐고 물으면 아니다. 아직은. 새벽 4시의 계산 지금 시각 새벽 3시 47분. 오늘도 계산기 두들긴다. 광고비를 50만원으로 줄이면? 2개월 더 버틴다. 팀원 월급을 80만원으로 깎으면? 절대 못 한다. 내가 알바라도 뛰면? 언제 개발하지. 추가 투자 받으면? 지금 실적으로는 힘들다. 부모님한테 손 벌리면? 차라리 접겠다. 대출 받으면? 담보가 뭐가 있나. 모든 경우의 수 다 계산해봤다. 결론은 하나다. 4개월 안에 수익 만들거나. 망하거나. 그래도 출근은 한다 오늘도 카페 간다. 1시에 일어나서. 민수랑 2시에 회의. 새 기능 기획. 지훈이랑 3시에 디자인 리뷰. 현우는 광고 성과 보고. 전환율 0.8%래. 수진이는 파트너사 미팅 갔다. 좋은 소식 있대. 애들 얼굴 보면 힘이 난다. 진짜다. "형, 이번 업데이트 대박날 것 같아요." 민수 이 말에 웃었다. "그래. 대박 나야지." 대박 나야 한다. 4개월 후에 우리가 살아있으려면. 매출 0원인 회사가 살아남으려면. 26살 대표가 증명하려면. 오늘의 지출 2 저녁 치킨 18000원. 팀원들이랑 나눠 먹었다. "형, 오늘 제가 살게요." 민수가 말했다. "야, 됐어. 내가 산다." 100만원밖에 못 주면서 치킨값도 못 내면 안 되지. 카드 긁었다. 개인 카드. 회사 카드 아니다. 요즘 팀 경비는 다 내 개인 카드로 긁는다. 회사 통장은 월급이랑 서버비 때문에 아껴야 해서. 오늘 하루 총지출 44500원. 오늘 매출 0원. 내일도 똑같을 것이다. 모레도. 글피도. 근데 나는 내일도 카페 간다. 팀원들 만나러. 우리 서비스 만들러. 0원짜리 매출이지만 20000명이 쓰는 서비스. 언젠가는 돈을 벌 서비스. 그렇게 믿는다. 믿어야 한다. 안 믿으면 내일 못 일어난다.4개월. 길면 길고 짧으면 짧다. 우리 한번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