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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 12 Dec, 2025
비수익화 2년, 이게 정상인가요?
비수익화 2년, 이게 정상인가요? 창업 18개월, 수익 0원 창업한 지 이제 1년 6개월. 정확히는 573일째다. 세어봤다. 수익은 얼마냐고? 0원이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14만원. 누가 프로 플랜 결제했다가 환불했다. 그것도 3개월 전 얘기다. 요즘 VC 미팅 나가면 다들 묻는다. "트랙션은요?" "MAU 2만입니다." "수익화는요?" "... 준비 중입니다." 준비 중. 1년 반 동안 준비 중이다.다른 팀들은 어떤지 궁금하다 동아리 선배가 만든 팀. 작년에 첫 매출 냈다던데. 월 300만원이라고 했다. 적다고? 나한텐 부럽다. 창업 커뮤니티 가면 다들 말한다. "초기엔 수익 신경 쓰지 마세요." "PMF 찾는 게 먼저죠." 좋은 말이다. 근데 언제까지? 우리 서비스 쓰는 사람 2만 명이다. 그 중에 한 명이라도 돈 낼 생각이 있을까? 무료로 쓰다가 유료 전환하는 비율. 다른 B2C SaaS는 2-3%래. 우린 0.007%다. 계산해봤다. 14만원 ÷ 2만 명 = 7원. 1인당 생애가치 7원짜리 서비스.AI 스타트업은 다 이렇다더라 투자자들은 위로한다. "AI 스타트업은 원래 그래요." "기술 고도화가 먼저죠." 그래서 찾아봤다. 국내 AI 스타트업 사례들. A사: 창업 2년, 시리즈A 받음, ARR 미공개 B사: 창업 3년, 유료 전환 시작, MRR 500만원 C사: 창업 1년, 무료 베타, 10만 MAU 다들 비슷하다. 숫자를 안 밝히거나. 밝혀도 애매하거나. "트랙션 좋아요" = 사용자는 많은데 돈은 없다 "고객 피드백 받는 중" = 아직 팔 게 없다 "올해 수익화 목표" = 작년에도 그랬다 우리만 느린 건 아닌 것 같다. 근데 확신은 없다. 경쟁사 대시보드를 볼 수 있으면 좋겠다. 다들 어떻게 버티는지.런웨이는 4개월 남았다 엔젤 투자 5000만원 받은 게 작년 2월. 지금 통장에 1600만원 남았다. 팀원 4명 월급 400만원. 사무실 없으니 고정비는 낮다. 서버비 50만원. 기타 잡비 50만원. 월 500만원씩 쓴다. 3.2개월 남았다. 시리즈A는 물 건너갔다. "수익화 모델 명확해지면 다시 연락 주세요." 브릿지 투자? 엔젤한테 또 손 벌리기 민망하다. 부모님한테 말씀드릴까 생각했다. "사업 자금 좀..." 말이 안 나온다. 지난주에 전화 왔었다. "졸업은 언제 하니?" "...다음 학기요." "취업 준비는?" 취업. 동기들 연봉 보면 4500 정도 받는다. 지금 내 월급(?)은 0원이다. 아니, 마이너스다. 생활비는 대출로 메꾼다. 유료화를 시도했다 3개월 전에 유료 플랜 냈다. 월 9900원. 반응은 좋았다. "가격 혜자네요!" "이 정도면 써볼게요." 결제한 사람: 7명. 1주일 후: 4명. 1개월 후: 1명. 지금: 0명. 피드백 받으려고 연락했다. "왜 환불하셨어요?" 대답은 비슷했다. "필요한 기능이 없어서요." "무료 버전으로도 충분해요." "자주 안 써서요." 우리 서비스가 뭔가? AI로 숏폼 자동 편집해주는 툴. 유튜브 쇼츠, 틱톡, 릴스 원클릭 생성. 경쟁 제품들 많다. 캡컷은 무료다. 프리미어 쓰는 사람들은 우릴 안 본다. 우리만의 강점? "빠릅니다." "퀄리티 좋습니다." "UI 직관적입니다." 근데 그게 돈 낼 이유가 되나? 팀 회의에서 물었다. "우리 서비스 너네는 돈 내고 쓸 거야?" 다들 웃었다. 대답은 안 했다. 피봇해야 하나 CTO 동현이가 말했다. "B2B로 가자." 기업한테 API 팔자는 얘기다. MCN, 에이전시, 미디어 회사. 일리 있다. B2C는 한 명당 만원 받기 어렵다. B2B는 계약 하나에 몇백 받을 수 있다. 근데 우린 B2C로 시작했다. 제품도, 브랜딩도, 모든 게. 피봇하려면 다시 만들어야 한다. 4개월 안에 가능할까? 투자자한테 물어봤다. "B2B 피봇 어떻게 생각하세요?" "좋죠. 근데 레퍼런스는요?" "...없는데요." "그럼 먼저 몇 개 따 오세요." 계약 따려면 영업해야 한다. 영업 경험 있는 사람: 0명. 우린 다 개발자 출신이다. 코딩은 할 수 있다. 팔 줄은 모른다. 주변 반응이 달라졌다 작년엔 다들 응원했다. "창업 멋있다!" "젊을 때 해봐야지." 요즘은 다르다. "아직도 그거 해?" "힘들겠다..." 뉘앙스가 바뀌었다. 응원에서 걱정으로. 걱정에서 동정으로. 동기 결혼식 갔다. "너는 뭐 해?" "창업했어." "아... 힘들겠네. 돈은 벌어?" 예전엔 "오!" 였다. 이젠 "아..." 다. 부모님 친구분 만났다. "취업 안 하고 뭐 한대?" "아이구... 요즘 그게 되니?" 어머니가 변명하셨다. "걔가 원래 컴퓨터를 잘해요." 잘하는데 돈은 못 번다. 팀원들한테 미안하다 월급 100만원씩 준다. 서울에서 100만원으로 사나? 다들 부모님 지원 받으면서 버틴다. 나도 그렇고. 지난달에 민수가 말했다. "형, 저 알바 좀 해도 될까요?" 가슴이 내려앉았다. "...그래, 해." 이게 맞나? 풀타임으로 일하는데. 알바를 또 해야 한다. 지원이는 졸업 유예했다. 부모님이 복학하래. "졸업장은 따 놔라." 맞는 말이다. 근데 복학하면 팀 나가야 한다. "형, 전 계속할게요." "괜찮아?" "...네." 목소리가 확신 없었다. 회의 끝나고 치킨 시켰다. 카드 긁었다. 한도 초과. "어? 잠깐만." 다른 카드 꺼냈다. 팀원들 눈치 봤다. 다들 폰만 봤다. 성공 사례를 보면 조급해진다 넷플릭스 보다가 AI 다큐 나왔다. 20대 창업가가 나온다. "저희 ARR 10억 달성했습니다." 창업 2년 만에. 부럽다. 아니, 화난다. 왜 우린 안 되는데? 우리도 열심히 한다. 매일 15시간씩 일한다. 무엇이 다른가? 아이템? 타이밍? 운? 아니면 우리가 못하는 건가? 링크드인 보면 더 우울하다. "Series A $5M raised!" "Reached $1M ARR!" 다들 잘한다. 우린 $0 ARR이다. 알고리즘이 비웃는 것 같다. 성공 스토리만 띄워준다. 실패하는 팀 얘기는 안 나온다. 망하면 조용히 사라진다. 우리도 그렇게 될까? 포기하는 상상을 한다 가끔 생각한다. 그만두면 어떨까? 복학하고. 졸업하고. 취업하고. 월급 400만원 받으면. 적금도 들고. 부모님께 용돈도 드리고. 친구들이랑 술 마실 때. 카드 걱정 안 하고. 주말에 쉬고. 연차 쓰고 여행 가고. 평범하게 사는 거다. 근데 그 상상하면. 가슴이 답답하다. 2년 버텼는데. 여기서 포기하면. 그냥 시간 낭비였나? "창업 경험"이라고 포장해도. 면접관은 물을 거다. "성과는요?" "...수익은 없었습니다." 경험치는 쌓였다. 개발 실력, 기획 능력, 협업 스킬. 근데 이력서에 쓸 수 있나? "무수익 스타트업 대표 18개월" 그래도 멈출 순 없다 어제 새벽 4시. 코딩하다가 창밖 봤다. 불 켜진 창문이 몇 개 보였다. 누군가도 깨어 있다. 어쩌면 나처럼. 뭔가를 만들고 있을지도. 돈 안 되는 거. 아무도 안 믿어주는 거. 그래도 만들고 있는 거. 우리만 그런 건 아닐 거다. 팀 단톡방 봤다. 동현: "내일 새 기능 배포할게요" 민수: "피드백 10개 더 받았어요" 지원: "내일 회의 때 공유할게요" 새벽 4시에도 다들 일한다. 비수익화 18개월. 정상인지 모르겠다. 우리만 느린 건지도 모르겠다. 근데 확실한 건. 우린 아직 포기 안 했다. 런웨이 4개월. 그 안에 뭔가 만들어야 한다. B2B든 피봇이든. 유료 전환율 올리든. 4개월이면 충분하다고. 믿고 싶다.내일 또 투자자 미팅이다. 이번엔 수익 얘기 좀 덜 나왔으면 좋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