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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U 2만, 이게 성공인가 실패인가

MAU 2만, 이게 성공인가 실패인가

MAU 2만, 이게 성공인가 실패인가 새벽 3시의 노션 페이지 또 비교하고 있다. 경쟁사 A는 MAU 5만. 비슷한 시기에 시작했는데. 경쟁사 B는 15만. 걔네는 투자 3억 받았더라. 우리는 2만.노션에 경쟁사 분석 페이지를 만들었다. 3개월 전에. 그때부터 매일 들어간다. MAU, DAU, 앱 순위, SNS 팔로워 수. 다 적어놨다. 엑셀 그래프까지 그렸다. 이게 건강한 습관인지는 모르겠다. 근데 안 볼 수가 없다. 팀원들한테는 말 안 했다. "우리만 보자"고 맨날 얘기하면서. 정작 나는 매일 밤 남들 숫자 보고 있다. 2만이 뭔데 솔직히 2만이 많은 건지 적은 건지 모른다. 처음 1000명 찍었을 땐 개쩐다고 생각했다. 5000 넘었을 땐 투자자들한테 자랑했다. 1만 넘었을 땐 팀 회식했다. 근데 2만 찍고 나니까. 별로 안 기쁘다. 왜냐면 다른 애들 보면 10만, 20만이더라. 유튜브에서 "창업 3개월 만에 MAU 5만" 이런 썸네일 보면. 우리는 뭐지? 싶다.투자자 미팅에서 물어봤다. "저희 숫자가 어떤가요?" 돌려 말하더라. "초기 단계니까요", "방향은 좋아 보여요". 좋다는 건지 나쁘다는 건지. 명확한 답을 주는 사람이 없다. 그래서 더 혼란스럽다. 비교의 늪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앱 대시보드 본다. 어제 가입자 몇 명, MAU 얼마. 그 다음 경쟁사 앱 순위 확인. 우리보다 위에 있으면 기분 나쁘다. 점심 먹으면서 경쟁사 인스타 본다. 좋아요 개수 센다. 댓글 읽는다. "완전 좋아요 ㅠㅠ" 이런 거 보면. 우리도 저런 댓글 달리나? 확인한다. 저녁에 팀 미팅하면서 "우리만 보자"고 한다. 근데 미팅 끝나고 혼자 또 본다. 경쟁사 블로그, 보도자료, 채용 공고까지.비교하는 게 나쁜 건 아니다. 벤치마킹이라고 하면 되니까. 근데 이건 벤치마킹이 아니다. 그냥 집착이다. 경쟁사가 투자 받았다는 기사 뜨면. 하루 종일 기분 안 좋다. 코딩도 안 된다. 그냥 기사 계속 읽는다. 댓글도 읽는다. "축하합니다!" 이런 거. 우리는 언제쯤 저런 기사 날까. 팀원들은 모른다 개발자 친구가 어제 물어봤다. "형 요즘 왜 그래? 예전엔 안 그랬잖아." 뭐가? 했더니. "맨날 다른 앱 얘기만 해." 아차 싶었다. 미팅 때 자꾸 경쟁사 얘기를 꺼낸 거다. "쟤네는 이런 기능 있던데", "저 디자인 괜찮지 않아?" 이런 식으로. 팀원들 입장에선 기분 나빴을 거다. 우리 걸 못 믿는 것처럼 보였을 테니까. 대표가 흔들리면 팀도 흔들린다. 알고 있다. 그래서 더 숨기려고 한다. 근데 새는 거다. 말투에서, 표정에서. 디자이너 친구는 아예 대놓고 말했다. "형, 우리 MAU 2만인데 뭐가 문제야? 6개월 전엔 0이었잖아." 맞는 말이다. 근데 위로가 안 됐다. 왜냐면 나는 숫자의 절대값보다. 상대적 위치가 더 신경 쓰이니까. 투자자들의 반응 지난주에 IR 미팅 3개 잡았다. 2만 숫자 보여줬다. 반응이 다 달랐다. 첫 번째 투자자: "오, 괜찮은데요?" 근데 표정이 별로. 투자 안 할 거라는 느낌. 두 번째 투자자: "시장이 어떻게 되는데 2만이에요?" 차갑다. 다음 슬라이드도 안 넘어갔다. 세 번째 투자자: "초기 트랙션으로는 나쁘지 않아요. 근데 성장률이..." 결국 문제는 성장률이다. 집에 오면서 생각했다. 2만이 많냐 적냐가 중요한 게 아니구나. 얼마나 빨리 느냐가 중요한 거다. 근데 우리는 느리다. 한 달에 2000명씩 는다. 경쟁사는 5000명씩 는다. 숫자 뒤의 사람들 가끔 사용자 리뷰 읽는다. "진짜 편해요", "이거 없으면 불편할 듯". 이런 거 보면 좋다. 2만 명 중 누군가는 우리 서비스로 시간 절약하고 있다는 거니까. 근데 그 감동이 오래 안 간다. 리뷰 닫고 다시 대시보드 보면. 그냥 숫자다. 2만이라는 숫자. 경쟁사는 5만이라는 숫자. 이게 문제다. 사람을 숫자로만 본다. MAU, DAU, Retention Rate. 전부 숫자. 실제로 우리 서비스 쓰는 대학생, 직장인, 프리랜서. 그 얼굴은 안 보인다. 투자자들도 마찬가지다. 사람 안 본다. 숫자 본다. 그래서 나도 숫자에 집착하게 된 거다. 악순환이다. 성공의 기준 성공이 뭔지 모르겠다. 창업하기 전에는 단순했다. "서비스 만들어서 사람들이 쓰면 성공이다." 이렇게 생각했다. 근데 지금은 다르다. 2만 명이 쓰는데도 성공한 거 같지 않다. 왜? 남들이 더 많으니까. 그럼 5만 되면? 아마 그때도 10만 보면서 아쉬워할 거다. 10만 되면 20만 보고. 끝이 없다. 이 게임의 룰이 뭔지 모르겠다. 누가 정했나. MAU 몇이면 성공인가. IPO 해야 성공인가. 유니콘 되어야 하나. 선배 창업가한테 물어봤다. "형, MAU 얼마면 성공이에요?" 웃으면서 말하더라. "그거 네가 정하는 거야." 개소리처럼 들렸다. 근데 며칠 생각해보니. 맞는 말이다. 비교를 멈추는 법 멈추고 싶다. 이 비교를. 근데 어떻게 멈추나. 노션에 경쟁사 분석 페이지 지웠다. 어제. 5분 뒤에 다시 만들었다. 외워서. 브라우저에 경쟁사 즐겨찾기 삭제했다. 오늘 아침. 점심 때 다시 추가했다. 안 된다. 의지로는. 그래서 다른 방법 생각 중이다. 루틴을 바꾸는 거. 아침에 대시보드 보는 대신. 사용자 리뷰부터 읽기. 경쟁사 앱 순위 보는 대신. 우리 서비스 직접 써보기. 숫자가 아니라 경험에 집중하기. 말은 쉽다. 실천은 어렵다. 근데 해야 한다. 이대로 가다간 2만이 5만 돼도. 5만이 10만 돼도. 행복하지 않을 거다. 오늘 MAU 오늘 MAU는 20,347명이다. 어제보다 132명 늘었다. 경쟁사 A는 52,000명 넘었다. 어제보다 800명 늘었다. 이 숫자가 나한테 뭘 의미하는지. 아직도 모르겠다. 근데 한 가지는 안다. 132명이 어제 우리 서비스를 찾았다는 것. 그들에게 우리가 필요했다는 것. 그거면 되는 건가. 잘 모르겠다.비교는 끝이 없다. 근데 오늘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