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없이 카페에서 회의하는 스타트업의 민망함
- 08 Dec, 2025
사무실 없이 카페에서 회의하는 스타트업의 민망함
아메리카노 한 잔의 무게
오전 11시. 홍대 카페 입성.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요.”
6500원. 오늘 사무실 임대료다.

창가 자리 앉았다. 콘센트 확인. 와이파이 비번 받음.
노트북 펴고 노션 켰다. 팀원들한테 메시지.
“홍대 ㅇㅇ카페 2층, 12시까지 오셈”
이게 우리 출근이다.
사무실 보증금 3000만원. 월세 300만원.
우리 런웨이로는 불가능하다. 카페가 답이다.
근데 매번 민망하다.
배터리 95%의 긴장감
팀원 2명 도착. 12시 10분.
“커피 시켜야 되나?”
“일단 앉아. 나중에.”
노트북 3대 펼쳤다. 화면 공유는 서로 보여주기.
회의 시작. 기획 검토.
“이 부분 UI 수정하면…”
옆 테이블 손님이 쳐다본다. 신경 쓰인다.

목소리 낮췄다.
“작게 얘기하자.”
30분 지남. 배터리 78%.
충전 시작. 콘센트 하나에 멀티탭.
노트북 3대 + 휴대폰 2개.
완전히 점령한 느낌이다.
미안하다. 근데 어쩔 수 없다.
4시간의 민망함
1시간 지났다. 커피 다 마심.
직원 한 명이 일어났다.
“저 아이스라떼 하나 더 시킬게요.”
5500원 추가 과금.
우리 자리 유지비다.
바리스타가 테이블 닦으러 왔다.
“혹시 더 주문하실 거 있으세요?”
눈치 100단이다.
“아 네 조금 있다 더 시킬게요.”
회의는 계속된다. 개발 이슈 논의.
“이거 API 연동이 안 되는데…”
주변에 대학생들. 과제하는 중.
우리랑 똑같은 노트북. 똑같은 나이.
근데 우리는 회사다. 뭔가 다르다고 생각하고 싶다.

2시간 반 경과. 배터리 45%.
슬슬 배터리 세이브 모드.
밝기 줄였다. 눈 아프다.
투자자 미팅용 카페
3시. 투자자 미팅 있다.
팀원들 보냈다.
“너희 먼저 가 있어. 나 5시에 간다.”
자리 그대로 유지. 짐 놓고 감.
30분 뒤 돌아왔다. 자리 그대로다. 다행이다.
노트북 배터리 22%. 위험 수위.
4시 40분. 투자자 도착 전에 준비.
테이블 정리. 휴지통 비움.
IR 자료 켬. 화면 밝기 최대.
“안녕하세요!”
악수. 명함 교환.
“여기서 뵙네요. 사무실은…?”
“아 저희 리모트로 운영하고 있어서요. 유연하게.”
거짓말은 아니다. 포장만 했다.
투자자가 주문했다.
“저 카페라떼요.”
나도 시켰다. 아메리카노 또.
오늘 세 번째다. 속 쓰리다.
회의 시작. 30분 예정.
배터리 11%. 충전하면 선 지저분하다.
참는다. 집중한다.
“저희 MAU가 2만이고요…”
설명 중 배터리 경고.
5%. 노트북이 어두워진다.
“죄송합니다 잠깐만요.”
충전 꽂았다. 민망하다.
투자자는 이해한다는 표정.
근데 나는 안다. 저 표정 뜻.
‘사무실도 없구나.‘
저녁 7시의 현실
미팅 끝. 투자자 갔다.
결과는 모호하다. “검토해볼게요.”
탈락이다. 안다.
테이블에 혼자 앉았다.
노트북 배터리 87%. 충전됐다.
근데 나는 방전됐다.
주변 보니 저녁 먹는 사람들.
우리는 점심도 안 먹었다. 김밥 시켰다.
카페에서 김밥. 완전 민망하다.
바리스타가 또 왔다.
“손님 저희 8시에 마감이에요.”
5시간 있었다. 커피 4잔.
계산하면 2만 6천원.
오늘 사무실비다.
사무실이 필요한 순간
집 왔다. 새벽 1시.
침대에 누웠다.
오늘 회의 정리한다.
노션에 기록. 투자 미팅 후기.
“카페에서 진행. 배터리 이슈로 집중 어려웠음. 다음은 코워킹 스페이스 고려.”
코워킹도 하루 1만원이다.
월 20일 쓰면 20만원.
그럼 월세 30만원짜리 사무실 알아볼까.
계속 계산한다.
근데 답은 없다. 돈이 없다.
내일도 카페다. 모레도 카페다.
다음 투자 받을 때까지.
친구 메시지 왔다.
“야 우리 회사 사무실 개쩐다. 루프탑 있음 ㅋㅋ”
대기업 신입이다. 부럽다.
우리 사무실은 스타벅스다.
다음 라운드까지
사실 부끄럽다.
26살 대표. 사무실 없음.
명함에 주소는 집 주소다.
미팅 때 말 못 한다.
“혹시 사무실 한 번 방문해도 될까요?”
“아 저희 이사 준비 중이라…”
거짓말 또 한다.
근데 어쩔 수 없다.
지금은 살아남는 게 먼저다.
사무실은 시리즈 A 받고.
지금은 런웨이 4개월.
4개월 안에 트랙션 만들어야 한다.
그럼 카페든 어디든 상관없다.
증명하면 된다.
노트북 덮었다. 불 껐다.
내일 또 카페 간다.
배터리 풀충 해뒀다.
사무실 없어도 회사는 돌아간다. 근데 마음은 안 돌아간다.
